[170704] Independence Day in Kuwait

오늘은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한국의 독립기념일만큼이나 미국인한테도 국경일 중에서도 가장 경삿날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적인 이유에서 음주가 불법인 쿠웨이트에서도 미군들에게 맥주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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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을 하는 나로선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흐르는 것 같지만, 어느덧 파병기간의 절반인 7월이 다가왔다.  반쯤 남았다 생각하니 얼마 안 남은 것 같으면서도 지금까지 했던 것을 똑같이 한번 더 해야된다는 생각을 하니 길게 느껴진다. 그 동안 여러 미션이 있었고 아직도 몇 개가 더 남았지만, 아마 이번주만 지나면 대부분의 미션은 완료될 것 같다. 여태 미션 때문에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든 부분이 있어 포스팅을 많이 미뤄왔었다. 매일 머릿 속으로 어떤 글을 쓸 지 구상만 하고 실제 행동으론 옮기지 못해서 늘 맘 한 구석이 불편했었다.

오늘은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다. 한국의 독립기념일만큼이나 미국인한테도 국경일 중에서도 가장 경삿날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적인 이유에서 음주가 불법인 쿠웨이트에서도 미군들에게 맥주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줬다. 물론 자유롭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40분 동안 줄을 서서 맥주 2종 와인 2종 중에서 최대 2개를 보급 받아서 마셨어야 했다.

Bitburger Beer, Germany (4.8%)

파병이 끝날 때까진 술이라곤 기대도 안했는데 이게 웬걸? 독일 3대 맥주로 알려져있는 독일 필스너 비트부르거와 듣보잡 독일 라거 중에서 고를 수 있었는데, 그나마 알고 있는 비트부르거를 골랐고, 와인은 화이트와인으로 골랐다. 와인은 쿠킹와인 맛이었고, 맥주는 버드와이저 급으로 특별할건 없었지만,  알콜이 체내로 흡수되는 느낌이 오랜만이라 그걸로 족했다.

오랜만에 알콜을 접하는 병사들이 흥이 폭발해 혹시라도 뭔 짓을 할 수도 있어서 1SG과 MSG 여러 명이 DFAC(식당)에 취한 병사들이 있는지 감시하곤 했다. 고작 맥주 2캔으로 어느 누가 취할까, 괜히 오버한다 생각했었는데, 꼴랑 그거 마시고 고성방가에 취중난동을 부려 상사들의 부축에 의해 쫓겨나가는 병사를 목격하고 나선 생각이 확 바꼈다. 굳이 왜 있나 쓸 때 없어보이는 일부 군대 규율이 저런 사람 한 명 때문에 생겨나는거라는 말이 이해가 갔다.

아쉽게도 사진촬영은 엄격하게 제한하는 바람에 친구들과 건배하는 장면을 기록하지 못해 아쉽다. Morale booster의 나쁜 예로 다같이 삭발하는 의식이 있었다면, 오늘은 Morale Booster의 좋은 예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