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La Vinoteca Barcelona – 스페인 타파스 요리에 홀딱 반하다

외관부터 무척이나 매력적인 고급 스페인 레스토랑이다. 어쩌다보니 오로지 나만을 위한 테이스팅코스를 먹게 됐고, 내 생에 최고 Top 5 꼽을 수 있는 식사를 했다. 여긴 정말 갈 만하다. 다음에 바레인을 다시 가게 된다면 아마 이 레스토랑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Paella de Carne
Info Name:  La Vinoteca Barcelona
Address: Road No 3931, Manama, Bahrain
Date visited:  Sep 26, 2017
Pr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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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부터 무척이나 매력적인 고급 스페인 레스토랑이다. 바레인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인 Gulf Hotel Bahrain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저녁식사로 여길 갈지 Rasoi by Vineet라는 인도식 파인다이닝에 갈지 갈등하다가, 두바이에서 현대 인도식을 맛봤었기 때문에, 이번엔 스패니쉬 레스토랑으로 결정했다. 2,3층은 흡연구역이라 일부로 1층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윗층에선 라이브공연도 한다고 식사를 거의 끝마칠 때쯤 알게 돼서 들어서 아쉬웠다. 미리 인터넷으로 메뉴를 찾아 테이스팅메뉴를 먹으려고 했는데, 주문을 하려니 그 메뉴는 런치 스페셜인데다가 2인 이상 주문 시에만 가능하다고 했다. 왓더헬? 어쩔 수 없이 Rasoi로 자리를 옮기려고 맘 먹고, 서버한테 미안하지만 점심 때 다시 오겠다 얘기를 했다. 그러자 잠시만 기다려보라고 셰프한테 얘기해서 테이스팅코스가 가능한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잠시 후 캡틴으로 보이는 사람이 오더니, 그 사람이 나한테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형식으로 나눠서 셰프 재량에 따라 테이스팅코스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였다. 물론 너무 고마운 마음에 가격도 묻지 않았고, 와인페어링까지 일부로 추가주문을 하였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 커스터마이징 된 테이스팅코스는 아래와 같다.

콜드 애피타이저
Artisan Bread and Dips / Manchego Cheese Lollipops / Spiced Banana Chips / White Anchovies / “Pa Amp Tomaquet” Tomato Bread / Green Salad with Avocado and Pear Sorbet (6 tapas)

핫 애피타이저
“Patats Bravas” / Lucky Peppers /  “Gambas Al Ajillo” Local Prawns with Chili and Garlic, Chicken and Fowl Homemade Croquettes (4 tapas)

메인
Baked Sea Bass Supreme / Beef Fillet (2 dishes)

파에야
Paella de Carne (1 dish)

디저트
Catalan Cream / Pa Amb Xocolata (2 dishes)

이렇게 총 15가지 종류의 메뉴를 맛볼 수 있었다.

남미 스패니쉬 음식 말고, 스페인 스패니쉬 음식은 먹어볼 기회가 흔치 않았는데, 이 멀리 중동땅에서 먹게 될 줄야. 이 가게가 잘 하는건지, 스패니쉬 음식이 나랑 잘 맞는건지, 정말 하나하나 내 입맛에 완전 잘 맞았다. 타파스 양이 테이스팅이라고 하기엔 굉장히 많은 양을 줘서 음식이 풍족했던지라, 남기는게 어찌보면 당연했을텐데 맛있어서 꾸역꾸역 먹었다. 어느 순간부턴 나와 셰프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랄까? 마치 내가 어디까지 먹을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느낌이었다.

메뉴 모두 인상 깊었는데, 그 중에서도 아보카도 샐러드와 배 솔베의 궁합이 굉장히 희한하게 맛났고, 구운 꽈리고추(?)가 와인 안주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처음 알았다. 메뉴명이 Lucky Peppers인 이유는 이 고추가 어떤건 엄청 맵고 어떤건 안 매운데, 먹어보기 전까진 구분이 안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껀 전부다 맵지 않았다. 괜히 행운의 사나이가 된 느낌이다. 친구들과 다함께 타파스를 나눠 먹으면서 복불복 게임할 때 안성맞춤일 듯.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디저트로 나온 Pa Amb Xocolata인데, 테이스팅이라서 메뉴랑은 달리 빵(Pa amb)은 안 나오고, 초콜렛 무스 아이스크림만 나왔다. 아이스크림에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과 Maldon Salt를 뿌려먹는 것이 처음이라 낯설었는데, 먹어보니 아이스크림의 풍미가 훨씬 진하게 느껴지고, 단맛과 짠맛의 대비로 초콜렛이 더욱 달고 컴플렉스하게 느껴졌다.

파에야는 원래 2인 이상 주문을 해야해서, 아쉽게도 테이스팅을 못하게 돼 있었는데, 운 좋게 다른 테이블 손님이랑 시간이 잘 맞아서 그런지, 캡틴이 갑자기 달려와 배 안부르면 파에아도 먹어보라고 제안을 했다. 셰프가 이왕 2인분 만들 때 양을 더 많이 해서 일부로  내꺼까지 만들어줬다. 너무 고맙게도… 배는 터져 죽을 지경이었지만, 얘네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빠에아를 먹을 수 있게 됐으니 어떻게든 입에 채워 넣었다. (이것도 테이스팅포션이 아냐…)

와인페어링이 한 잔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자꾸 리필까지 해줘서 결과적으로 식사를 마칠 때 쯤엔 살짝 취해 있었다. 취기도 있는데다가, 레스토랑의 극진한 배려와 만족스러운 음식 퀄리티 때문에 굉장히 훌륭한 저녁식사를 했기에, 비싼 금액이 나오더라도 상관 안할거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체크를 받았다. 웬걸? 영수증에 딸랑  25BHD ($66) 밖에 안 적혀 있다. 여기에 세금 10%가 붙는다고 해도 내가 생각한 금액에 반도 못 미친다. 거기다가 와인페어링 금액은 또 어디갔는지 서버한테 물어보니, 그것도 저 가격에 다 포함돼 있다는 것이었다. 말도 안되는 가격에 행복하기도 하면서 과분한 대접에 죄책감도 들었다. 내 생에 최고 Top 5 꼽을 수 있는 식사를 바레인에서 하게 될 줄야. 여긴 정말 갈 만하다. 다음에 바레인을 다시 가게 된다면 아마 이 레스토랑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Rating
음식맛 / Flavor95%
완성도 / Quality90%
서비스 / Service100%
분위기 / Atmosphere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