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장애는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 주변인들이 이해해야 할 문제 – 영화 리뷰

내 추측으론 이 영화는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포커스가 아닌, 주변인에 포커스를 둠으로써 그들의 심경변화와 속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장애를 견디고 극복해서 성공하는 뻔한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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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 Wonder (2017)

내 평점: (3.0 / 5.0)

주인공 남자아이 ‘어기’는 어렸을 적 화재로 인해 얼굴을 잃게 되고, 수차례의 성형을 거쳐 얼굴을 재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학교 친구한테서 괴롭힘을 당한다. 하지만 외모를 빼면 다른 또래 아이들과 다름 없는 천진난만한 소년이고, 특별히 과학을 너무나 좋아해서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이 꿈인 아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우린 어기를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영화는 갈수록 어기의 주변사람들에 더 많은 포커스를 두었다.

어기의 엄마 역을 맡은 줄리아 로버츠는, 장애아들이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던 중, 아들한테 친구가 생기는 모습을 보며 무척이나 뿌듯해 하는 연기를 보여줬는데, 이런 별 특별하지 않은 사소한 일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며 감동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늘 부모님이 장애가 있는 남동생만 챙기다보니 어쩔 수 없이 뒷전이 되어버린 어기의 친누나 이야기도 인상 깊었는데, 늘 부모님한테 아쉬워하면서도 동생한테는 내색 한번 하지 않는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누나의 모습을 잘 표현해줬다. 나도 어렸을 적 몸이 안 좋았어서 부모님의 관심과 걱정은 오로지 나한테 몰렸고, 비교적 건강했던 누나는 늘 뒷전이었다. 물론 지금은 정 반대의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영화를 보며 그때 누나의 심정을 조금이나 이해하기 좋았다.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극단적으로 갈등을 조성한다거나 관람객으로 하여금 발암을 유발시키는 연출과다로 현실성도 떨어지고 감동도 반감이 되었다. 또한, 극이 후반으로 치닫으면서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관람객에게 명확히 전달하지 못했다고 본다. 내 추측으론 이 영화는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포커스가 아닌, 주변인에 포커스를 둠으로써 그들의 심경변화와 속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장애를 견디고 극복해서 성공하는 뻔한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 같진 않다.